베드로 종교와 예수 종교!
가이사랴 빌립보에서 예수가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이어 제자들의 생각도 물었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를 세례요한, 엘리야, 혹은 선지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베드로는 그리스도라고 선언했습니다. 제자들을 포함한 다수의 사람들은 예수가 이스라엘 민중의 위대한 지도자가 돼 역사를 바꾸리라 믿고 기대를 했습니다. 하지만 당사자인 예수는 자신이 제사장과 장로들, 율법학자들에게 배척을 받고 죽으리라 고백합니다. 베드로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베드로는 예수께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는 오히려 이렇게 반응하는 베드로를 호되게 꾸짖습니다.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하나님의 일과 사람의 일, 예수 종교와 베드로 종교가 충돌하는 장면입니다. 어떻게 다른 사람도 아닌 수제자 베드로가 ‘사탄’이란 소리를 듣게 되었을까요. 베드로는 예수를 자기방식대로 이해했습니다. 베드로를 포함해 다른 사람들은 자신들의 경험과 지식에 근거해 예수를 평가했습니다. 그들 모두는 예수를 정확히 알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경험한 예수는 반쪽뿐이었습니다. 예수의 남은 모습은 고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이지만 예수의 이런 모습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예수의 가르침과 기적, 그리고 사람들의 환호에 근거해서 예수를 이해하고 평가했습니다. 그것은 예수의 진면목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사람이자 하나님이십니다. 우리는 우리가 믿고 싶은 방식대로 믿을 것이 아니라, 성경을 통해 계시된 모습 그대로 예수를 알고 믿어야 합니다. 베드로는 이 부분에서 실패한 것입니다.
또한 베드로는 자기방식대로 예수를 믿고 따르려 했습니다. 그가 기대한 예수 는 기사와 이적, 환호와 열광의 길이였습니다. 그가 지금까지 경험한 예수, 그가 보여준 종교가 바로 그런 것이라고 믿어왔기 때문입니다. 베드로는 십자가를 향한 예수의 길을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예수가 가는 길을 막았던 것입니다.
예수를 따르는 삶은 결코 만사형통의 대박길이 아닙니다. 예수를 믿는 것은 그를 따르는 것이고, 그것은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는 것입니다. 목숨까지 걸어야하는 무섭고 심각하며 고통스런 삶의 방식입니다. 우리는 우리 마음대로 예수를 따를 수 없습니다. 우리가 정한 규칙과 우리가 꿈꾸는 모습이 아니라, 예수가 정하고 명하신 방식으로 믿고 따라야 합니다. 베드로는 이 문제에서도 오답을 갖고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날 왜 우리의 신앙이 무기력합니까? 왜 교회 안에 하나님의 나라가 분명히 드러나지 않습니까? 어쩌면 우리가 베드로식 기독교, 그런 베드로들로 구성된 교회이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예수를 알고 믿는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본래의 예수가 아니라, 우리가 기대하고 상상하고 믿고 싶은 예수, 우리가 만들어낸 예수인지 모릅니다. 또한 예수를 믿고 따른다고 말하지만 예수가 가르치고 기대하는 모습이 아니라, 우리 각자가 정한방식과 규칙대로 예수를 믿고 따르는지 모릅니다. 만약 우리가 그렇게 예수를 알고 믿고 따른다면, 이 종교는 예수와 상관없는 종교입니다. 우리가 주인인 종교, 우리가 만들고 통제하는 종교일 뿐입니다. 참담한 신성모독이요, 지독한 우상승배입니다.
우리는 늘 하나님 앞에 엎드려야합니다. 십자가에 우리 자신을 못 박아야 합니다. 정녕 두렵고 떨림으로 우리의 구원을 이뤄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결단해야 합니다. 베드로 종교와 예수 종교 사이에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