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서울 신정동 목동제자교회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정삼지 담임목사 반대파가 5월28일 본당, 30일 제2성전(비전센터)을 점거한 사태 이후 반대파와 지지파의 충돌을 우려한 경찰의 조치로 본당의 예배당은 여전히 폐쇄 상태다. 교회 제2성전(비전센터)은 반대파가 점거해 자신들이 조직한 임시당회 사무실로 사용하며 일반신도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달 3, 10일에 이어 17일 주일 예배 역시 지지파 < 사진 위 > 는 주차장, 반대파 < 사진 아래 > 는 본당 계단에서 진행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 반대파 주장의 핵심은 지지파의 중심인 비대위가 불법이라는 것이다.
"정삼지씨의 무죄를 주장하며 결성된 정삼지 사조직, 자칭 비대위는 정씨가 1, 2심 재판 모두에서 실형을 선고를 받음으로 존재의 명분을 잃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해체하지 않고 여전히 교회를 장악하고 당회와 교인들의 동의 없이 교회 헌금을 자기들 멋대로 수거하고 사용하고 있다. 교회 헌법에는 '당회'라는 명칭은 있어도 '비대위'라는 명칭은 없다. 비대위는 정삼지씨가 개인적으로 만든 사조직일 뿐이지 교회 헌법이 인정하는 단체가 아니다. 교회 헌법에도 없는 단체가 교회를 장악해 교회 재정을 함부로 관리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 행위"라고 해석하고 있다.
반대파는 비대위 퇴출을 위해 교회 시설 점거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교회 헌법에 명시된 합법적 기구인 당회는 교회를 불법 점거하고 교회의 모든 헌금을 수거해 사용하고 있는 자칭 비대위를 교회에서 퇴출시켜 교회를 하루 속히 정상화시키려 하고 있다. 그들을 강제적으로 퇴출시킬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그동안 헌금을 수거하고 사용하던 맛에 길들여진 비대위들의 저항이 거셀 것이고 그에 따른 피해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기에 당회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본당과 비전센터를 잠정 폐쇄해 정삼지 사조직 자진 해체를 유도하고 있다."
교회 안팎에서 일고 있는 예배당 폐쇄 논란에 대해서는 예배당 없이도 얼마든지 예배를 드릴 수 있다고 반박했다.
"비대위는 교회 폐쇄를 빌미로 '교회가 폐쇄돼 예배 파행을 불러 일으켰다'며 교인들에게 교회 폐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심어주려 애쓰고 있다. 교회 건물이 없었던 한국 기독교 초창기에는 천막에서 예배를 드렸다. 진정한 예배는 교회 건물과 아무 상관없이 천막에서든 길거리에서든 얼마든지 드려질 수 있다. 교회 건물이 폐쇄돼 예배 파행을 불러 일으켰다는 그들의 주장은 억지스럽고 전혀 설득력이 없다. 교회를 잠정 폐쇄해 비대위 조직 활동을 위한 자금으로 쓰이고 있는 헌금을 마음껏 수거하지 못하도록 차단해 놓았으니 일정기간이 지나면 그들의 조직 활동은 제약을 받을 것이고 서서히 와해가 될 것이다. 그렇게만 되면 교회 헌법이 명시한 교회 운영기구인 당회가 빠르게 회복돼 교회를 바르고 투명하게 운영해 나갈 수 있다. 교회의 대출 상환금 문제 또한 별 탈 없이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비대위가 해체되고 당회가 회복하는 그때까지 교인들이 잘 참고 기다려 줬으면 한다."
╋ 지지파의 판단은 전혀 다르다.
비대위를 조직한 것 자체부터 '정 목사 개인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교회를 지키기 위해서'라는 주장이다.
"제자교회 비대위는 정 목사 개인을 위한 사조직이 아니며 정 목사 1심 진행과정 중 수석 시무장로였던 함모 장로의 위증에 격분한 성도들이 1성전 6층 식당에 모여 자발적으로 구성했다. 비대위는 당시 당회원들이 교회 밖으로 나가면서 당회가 구성되지도 않고 교회 행정전반이 마비되는 비상 상황속에서 교회 예배를 지키기 위해 활동했다. 2011년 12월2일 1심에서 담임목사가 법정구속된 뒤 성도 607명이 모여 비상 교인총회를 열고 교인들의 지지를 얻어 당시 당회원으로 교회에 남아있던 장로 4명이 공동위원장이 돼 비대위를 이끌고 있으며 정 목사가 구속돼 있던 지난 6개월간 교회와 예배를 지켜왔다."
지지파는 반대파가 교회 점거 명분 중 하나로 내세운 비대위의 교회 재정 무단 관리 주장도 일축했다.
"교회 반대편 사람들은 비대위가 교회 재정을 마음대로 사용한다고 하지만 제자교회 문제가 재정 때문인 것을 모두가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그 어느 때보다 더 철저히, 투명하게 재정을 운영, 관리하고 있으며 지난 3월부터는 매월 주보를 통해 재정보고를 하고 있다. 헌금은 비대위가 아닌 재정국에서 재정국장과 재정국원들이 정해진 기준에 따라 지출하고 있다. 언제라도 지금까지 집행해 온 재정 장부를 반대측 사람들이 확인하도록 할 수 있고, 얼마나 공정하고 투명하게 집행하는지 이야기할 수 있다. 오히려 그들은 지난 5월28일 교회에 난입해 자체 예배를 드리며 성도들의 헌금을 수거해 교회에 재정보고도, 입금도 하지 않고 마음대로 사용하고 있다."
지지파는 예배당 폐쇄를 풀 것을 거듭 촉구하면서 성도의 뜻을 받아들일 것임을 강조했다.
"세상의 어떤 당회나 목사가 예배당을 폐쇄하고 문을 닫는가? 제자교회는 담임목사 법정구속 중에도 예배를 지켜왔고, 아무런 문제없이 온 성도들이 예배를 드려왔다. 예배당을 막고, 폐쇄하고 예배를 파행으로 몰고 간 장본인들이 지금까지 진행돼 오던 모든 예배를 자격도 없는 장로들을 내세워 당회 중심 운운하며 그 책임을 비대위에게 떠넘기는것은 신앙인의 자세가 아니다. 지금이라도 예배당을 열고 온 성도들이 예배할 수 있도록 바른 결정을 해 줄 것을 요구한다. 교회의 주인은 성도이며 성도의 뜻이 중요하다. 대다수 성도들은 여전히 정 목사를 사회법에 고발하고 실형선고를 받기까지 장로로서 본을 보이지 못한 장로 한 사람 한 사람을 장로로 인정하지 않음은 물론, 본인들이 저지른 죄를 하나님과 온 성도앞에 회개하고 스스로 교회를 떠나 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본인들이 한 일을 교인들이 지지하지 않고 있음은 본인들도 잘 알고 있으며 자신이 있다면 교인들의 생각을 물어보면 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