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브비주얼01

기독교인들의 이야기

사형수의 삶!

중한 죄를 짓고 사형을 언도받은 사람이 사형집행 날짜가 다 되어 교도관들에게 이끌려 사형 집행실로 향하고 있다. 이때 교도소장에게 한통의 급한 전화가 상부로부터 걸려왔다. 오늘 사형을 집행하는 사형수의 형을 면제하여 즉시 출감시키라는 명령이다. 교도소장은 상부로부터 걸려온 전화 한통에 얼굴이 사색이 다 되어 즉시 집행관실의 인터폰을 집어든다. 인터폰을 받아든 집행관은 교도소장이 평상시처럼 사형이 잘 집행되고 있는가를 묻는 줄 알고 보고를 드리려다 말고, 대신 다급한 교도소장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교도관! 오늘 사형을 집행하는 사형수를 지금 즉시 사형 집행을 중단하고 출감시키도록 하라!" 교도관은 무슨 영문인지 몰라 잠시 어리둥절 했지만, 교도소장의 명령이니 그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다.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져야 할 한 사람이 지금 누군가의 도움으로 다시 살아서 교도소문을 나서고 있는 것이다. 본인도 이것이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중요한 것은 자신이 죽지 않고 다시 살아 있다는 것이다. 문 밖에는 이미 검은세단 한대가 그를 오래전부터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가 교도소 정문을 빠져 나오자 그를 싣고는 어디론가 쏜살같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리고 차는 어느 아담한 건물 앞에 멈추어 섰다. 사형수가 그 집으로 안내되어 그집 주인으로 되어 보이는 사람에게 앞에 서서 인사를 드린다. 사형수는 속으로 그가 누구인가 몹시 궁금했지만 아무튼 자신을 살려 주신것으로 봐서는, 그것도 사형이 집행되려는 순간에 사형집행을 취소시키고 살려 주신 것으로 봐서는 대단히 높은 자리에 있는 분인 것 만큼은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그를 안내 받은 주인은 체격도 별로 크지 않고 백발이 성성한 60대 초반의 노신사였다. 그는 사형수를 보고도 아무말씀도 안 하시고 그저 빙그레 우스시기만 하시면서 다른 종들에게 그 사형수가 앞으로 해야 할 일과 또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할 것들을 자세하게 일러주도록 부탁 한 다음에 종종 걸음으로 사라졌다. 사형수는 처음에는 이런 사실들이 좀처럼 믿어지지 않아서 흥분을 감추지 못할 뿐아니라, 자신을 살려준 저분이 도대체 누구일까? 긍궁했지만, 다른 종들도 주인에 대해서 만큼은 좀처럼 쉽게 말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사형수는 아무튼 전 후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자신을 살려준 주인에게 보답할 요량으로 있는 힘을 다하여 주인일을 거들었다. 주인의 덕택으로 자신이 다시 살 수 있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사형수는 감사하여서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굳은 일에서부터 온갖 힘든일은 도맡아 하였다. 주인은 그를 보고 있는지, 아니 보는지 첫날 잠깐 뵌 이후로는 코빼기도 안 보이는 것이다.


처음 사형수로 주인집에 발을 들여놓은 그도 계절이 서너차례 바뀌고 난 다음에는 주인의 내막을 어느정도 알게 되었다. 자신이 다시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주인께서 돈으로 자신을 사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주인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런 높은 벼슬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주인이 평범한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 이 사형수가 처음에 주인에게 가졌던 그런 마음에 동요가 조금씩 일어나기 시작하면서부터 마음속 깊은 곳에서 틈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 틈은 하루가 멀다하고 벌이지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자기 신분을 잊어버리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렇게 충성을 맹세하던 사형수가 갑자기 마음이 변하게 되니 일도 하지않고 낮잠만 쿨쿨자게 되었고, 또 매사에 사사건건 불만 투성이었다. 그때까지 코빼기도 안 보이던 주인이 갑자기 나타나서 그를 점잖게 타일러 보지만 이미 올라가지 말았어야 할 곳까지 오르고보니, 주인이 눈앞에 있어도 별로 대수롭지 않아 보였던 것이다. 주인은 참다 못하여 그에게 호통을 치자 그제서야 좀 하는 척 하더니 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우게 되면 언제 그랬냐는 식이다. 주인은 어떻게 해서라도 그를 살려 볼 욕심에 종아리를 걷어붙이고 때리기까지 해 보았지만, 한번 삐뚤어진 그의 마음은 좀처럼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주인과의 계속되는 씨름이 벌써 3년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주인은 속만 썩히는 그를 다시 사형장으로 돌려보낼까 고민도 많이 해보았지만, 돌려보내면 그는 당장에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져야 하는 것을 알고 있는 주인은 끝까지 그를 설득해 보기로 마음 먹는다. 그러나 그가 과연 어떻게 주인앞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무릎을 꿇게 될 것인가? 주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그가 모든 지난 잘못을 인정하고 주인 앞에 무릎을 꿇는다면 주인도 없었던 일로 할 것이지만, 만에 하나 자신이 사형수로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어버렸다면 그는 주인 앞에 절대로 무릎을 꿇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의 마지막은 다시 사형대 앞에 서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 글은 사실 신앙생활하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우리가 지금 이 사형수보다 잘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예수님의 고귀한 피 값을 주고 주님께서는 우리들을 사형장에서 사왔는데, 지금 우리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과연 나는 주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각자가 자신에게 자문자답 해 보아야 일이다. 내가 나의 주인을 무시하고 내 멋대로 살기를 얼마나 애쓰고 힘써 왔는가? 지금도 내 멋대로 하고 싶어서 주인이 뭐라고 한 마디만 하면 속상해 하고, 분을 터트리다 못해서 집을 뛰쳐 나가서 온갖 못된 짓을 일삼고 있지 않은가?


이런 나를 주인은 길이길이 참으시면서 지켜보고 계신다. 언제까지? 내가 두손들고 잘못했다고 눈물 흘리며 돌아올 때까지 말이다. 그러나 도전히 가능성이 없다고 믿어질 때는 주인은 언제든지 우리들을 다시 사형장으로 돌려 보낼 것이다. 이것은 그야말로 최악의 경우다. 모두에게 이런 일이 생겨서는 절대로 안 될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자신을 돌이키지 못한다면 주인 입장에서도 별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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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bansuk

등록일
2023-08-27 16:28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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